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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특징은 혐오의 대상이 여성에게 집중되고 특화되어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한국사회의 식민지 남성성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 남성에 의해서 자신의 권위와 주권을 모두 빼앗겼던 한국 남성은 전형적인 강자로서의 남성성이 박탈당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남성성을 복원하는 길은 내국인 여성에 대한 착취와 폭력이라는 경로를 따랐지요. 해방 이후, 독재정권, 군사정권을 통해 비대해진 남근성을 가진 ‘아버지의 이름’이 사회 곳곳에 설치되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의 효율성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통해 입증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어떤가요? 청년세대는 공적인 공간에서 비정규직을 전전하게 되며, 사적인 공간에서도 경제부양자로서의 우월한 위치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경제 부양자로서의 특권을 확보하지 못하고, 부모의 자산에 빌붙지 않고서는 독립도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이들은 상징적으로 아버지를 살해할 수도 없습니다. 이 축소된 남성성을 복원하기 위해 소수자인 여성을 짓밟고 혐오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남성에게 여성은 혐오의 대상인 동시에 욕망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지요. 여성의 몸을 통해서만 부계혈통을 계승할 수 있으며, 여성 노동의 집약적 착취를 통해서만 제사라는 가부장적 의례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주류적 남성성, 승자와 강자로서의 남성이 된다는 것은 여성이라는 최종적 식민지의 착취를 통해서만 유지 가능한 셈입니다. 때문에 남성은 여성을 혐오하고 사회적, 경제적 중심에서 제외하지만, 여성을 완전히 배제한 공동체를 생각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반면 여성들은 여성들만의 독립된 공동체를 꿈꿀 수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번식 탈락과 여성의 비혼 선언, 출산 파업, 연애 거부의 길항 구조를 더 깊게 들여다봐야 합니다. 여성에게 있어 남성과의 성적 계약 (결혼)은 한 남성을 소유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여성은 결혼제도를 통해 남성을 사유화할 수 있는 특권적 입장에 있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청년 담론의 절망 버전인 헬조선의 지형도에서 여성의 지옥도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히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진 헬조선의 지형도에서 여성은 ‘보픈카’, ‘보슬아치’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육체 자본을 통해 쉽게 살아가는 무임 승차자로 규정됩니다. 여기서 보픈카는 언제든 신체 자본을 교환대상으로 활용하고자 자신의 성적 접근성을 쉽게 용인한다는 뜻이 담겨 있으며, 보슬아치는 여성의 성기가 벼슬아치와 같은 가치로 지나치게 상향 평가되어 여성에 의한 남성 착취가 연애나 결혼 시장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음을 비꼬는 표현입니다. 그밖에도 ‘김치녀’와 ‘된장녀’의 경우처럼, 여성은 남성의 권리를 박탈해가는 이기적인 존재로 규정되어 혐오의 대상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윤김지영, 헬페미니스트 선언: 그날 이후의 페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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