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사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한 작가 우샤오러의 장편 소설. 변호사 판옌중이 아무 비밀도 없다고 생각한 아내의 이면을 발견하고 파헤쳐가는 이야기다. 판옌중은 갑자기 실종된 아내 우신핑의 행적을 쫓다 우신핑이 과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신핑의 생존을 바라면서도 원망한다.
『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에서 판옌중은 아내 우신핑의 과거를 쫓으며, 성폭력 피해를 호소했던 아내를 두고 “거짓말쟁이”라고, “돈을 노리고 그런 짓을 했다”고, “창창한 청년의 미래를 망쳤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는다. 이 작품은 그런 목소리가 두려워 오랫동안 폭로하지 못하거나 성폭력 피해를 개인의 비밀로 안고 침몰해야 했던 소녀들을 연민과 공감 어린 시선으로 그려나간다.
아내 우신핑의 과거에 얽힌 소녀들은 서로를 굳게 믿고 비밀을 세상에 꺼낼 결심을 하지만 선의와 용기는 곧 세상의 편견에 무너지며,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인간의 선과 악은 무엇인지, 누군가의 피해에 연대한다는 것의 무게가 어떠한지 곱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