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일곱 개의 회의』 - 이케이도 준, 심정명 옮김 ⭐⭐⭐⭐ 재미있다. 호쾌하다는 뒷표지의 문구에도 수긍하게 되고, 소설의 세계가 놀이공원이라면 이케이도 준은 롤러코스터라 하고 싶다. 번역된 작품은 빠지지 않고 읽었는데 실망한 적은 없다. ㆍ p398 - 회사라는 조직에서는 알고 나면 책임이 생긴다. 모처럼 수주한 거액의 거래를 최악의 형태로 망치면 나시다의 실적에도 흠이 간다. ㆍ 중견 제조업체 도쿄겐덴에서 벌어지는 단가 후려치기, 납품 비리, 은폐, 파벌 싸움 등을 각각의 이야기 여덟 장으로 엮어낸다. ㆍ p97 - 생각하지 마. ㆍ 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있거나, 몰라야 할 것을 알게 된 경우. 모르거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들켜버리게 되는 아슬아슬한 조직의 풍경은 (결코 남같지 않지만) 일본의 해묵은 병폐를 반복해서 조목조목 따지는 이케이도 준의 절박한 진단에 가깝다. ㆍ 특히 너무 부자라 삼대는 끄떡 버티게 한 그간의 저력을 믿고 내재적인 변화에 무관심했던 일본 사회에 경고를 던지는 장면들(작은 규모의 가족 중심 회사들부터 문을 닫게 만드는데)은 멀리서 보면 소설의 소품이지만 끔찍한 붕괴의 조짐이 아닐 수 없다. ㆍ 다소의 단점(종종 보이는 클리셰와 젠더의식)에도 불구하고 이케이도 준 특유의 시원한 진행과 미운 놈 한 대 더 때려주는 응징의 맛, 그리고 은근히 찾기 어려운 기업 배경 소설이라는 장점이 더 크다는 건 부인하기가 어렵다. ㆍ p.s. 개인적으로는 게이고 열풍의 대항마로 소개하기 좋은 작가였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늦게 나온 감이 있다. ㆍ p.s. p385~386에서 '정보 전달'의 의미로 여러번 사용된 '가르쳐주다'는 '알려주다'로 번역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ㆍ #일곱개의회의 #이케이도준 #비채 #김영사 #미스터리 #장르소설 #일본소설 #책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