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해고, 구조조정, 자영업, 재건축… 한국에서 먹고사는 문제의 고단함과 쓸쓸함을 지적이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포착하는 10편의 연작소설
장강명 신작 『산 자들』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산 자들』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여러 문예지에서 발표된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연작소설이다. 2010년대 한국 사회의 노동과 경제 문제를 드러내는 소설들은 각각 ‘자르기’ ‘싸우기’ ‘버티기’ 총 3부로 구분되어 리얼하면서도 재치 있게 한낮의 노동을 그린다. 노동 현장에서의 갈등과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핍진하게 드러내며 한국의 비인간적인 경제 시스템이 만들어 내는 비극의 구조를 절묘하게 포착하는 이 작품은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원미동 사람들』등 한 시대 서민들이 살아가는 풍경을 다룬 연작소설의 전통을 잇는다. 2010년대 서민들이 살아가는 풍경, 장강명 연작소설 『산 자들』에 있다.
문학문학하다기보다는 르포같은 소설이다. 장강명 작가님의 대부분의 소설이 그렇듯이 엄청난 양의 취재와 논픽션 책읽기에 기반한 책인데, 단편집이다 보니 밀도가 더 높다. 그 베일 듯한 현실성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페이퍼컷을 당할 듯. 모두가 각자의 절벽 앞에 서 있기에 서로에게 한 발짝도 양보할 수 없다. 이들의 팽팽한 줄다리기와 고통 배틀 앞에서, 작가는 어느 쪽에도 힘을 실어주지 않는다. 상대적 약자와 강자는 있지만, 착한 편과 나쁜 편이 간단하게 나눠지지 않는 이 필사적인 줄다리기의 끝에는,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다. 단편집을 읽고 나면 수록된 단편들 중 어느 것이 제일 좋았는지 되새겨보기 마련인데, 이 책에 수록된 10편의 단편들 역시 이 책의 등장인물들처럼 어느 것 하나 양보하지 않는 수작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읽고 나면 피곤하고 답답해지지만 외면할 수 없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