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지기 두 소설가 김연수, 김중혁이 영화 보고 주고받은 핑퐁 에세이 <대책 없이 해피엔딩>. '문학의 고장'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기록지를 교환하며 친구가 된 이래 28년간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이 영화주간지 「씨네21」에 '나의 친구 그의 영화'라는 제목으로 번갈아 쓴 칼럼을 묶었다.
김연수가 서문에 썼듯, 두 작가는 개개의 영화에 대해서 글을 썼지만, 결국 자신과 삶을 이해하는 문제에 대한 글을 썼다. "영화가 예술이라면, 그 역시 김중혁과 나 사이의 기이할 정도로 오래 이어진 우정과 같은, 처음에는 사소하게 보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중요해지는 인생의 일들을 다룰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서로를 향한 농담과 거침없는 입담이 어우러진 글이 경쾌하게 핑, 퐁 오가는 사이, 두 작가의 영화관람기는 취향과 세계에 대한 태도, 인생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된다. 이 글이 씌어진 2009년 한 해 동안, 두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 소통불능의 정책들,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 등 믿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먹고 자고 싸우고 사랑하며 자신의 인생을 살아냈다. 두 소설가가 쓴 영화관람기는 그렇게 대책 없이 흘러가는 인생의 한순간을 붙잡아 놓았다. 상실과 아픔, 사소한 재미가 교차하는 나날이 모여 하나의 인생이 되듯, 두 작가는 자신들의 사사로운 이야기와 감상을 모아 인생의 중요한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낸다.